십자가 대신 계산대? 돈벌이에 나선 가톨릭교회의 불편한 진실
신성함과 수익 사이: '디즈니랜드'로 비유되는 가톨릭교회의 상업화
가톨릭교회의 본산인 바티칸은 더 이상 단순한 신앙 공동체가 아닙니다. 매년 수백만 명의 발길이 닿는 거대한 관광 산업의 중심이자, 막대한 자산을 굴리는 경제 운영체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신앙 활동만큼이나 돈의 흐름이 중요한 곳이 된 것입니다. "디즈니랜드"로 비유될 만큼 깊어진 가톨릭교회의 상업화는 어디까지 와 있으며, 무엇이 문제일까요?
바티칸의 이중생활: 신앙과 관광 산업 사이
바티칸은 자체적인 생산 산업이 거의 없어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외부 활동으로 충당합니다. 가장 큰 축은 단연 관광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은 매년 수백만 명을 끌어모으며 한화로 1천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립니다. 시스티나 성당 투어, 정원 관람, 기념주화 및 우표 판매, 각종 기념품 장사까지. 이 모든 것이 바티칸 재정의 든든한 기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끊겼을 때 바티칸 수입이 25~45% 급감하며 재정 비상이 걸렸던 것은, 교회의 운영이 얼마나 관광 상업 활동에 깊이 의존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막대한 수입의 규모와 사용처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관광과 기념품 판매로 벌어들이는 정확한 수익과 지출 내역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교황청은 전 세계 신자들의 헌금과 투자 수익까지 합쳐도 해마다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방만한 운영과 과거 금융 스캔들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현실은, "막대한 자산을 쥐고 있으면서 신자들의 주머니만 바란다"는 비판을 불러옵니다. 교황청 스스로도 막대한 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 상업 활동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지만, 이는 '교회가 영리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바티칸이 예술품이나 부동산을 팔아 빈곤층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신앙 상품의 브랜드화: 성물부터 교황 이미지까지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묵주, 메달, 성상 같은 종교적인 물건들을 만들어 팔아왔어요. 이런 물건들은 신앙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교회는 이것들을 마치 유명 브랜드 상품처럼 만들어서 팔고 있답니다.
바티칸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는 "교황님이 축복하신 정품"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며 이런 물건들을 판매해요. 일반 가게보다 비싸도 '바티칸 정품'이라는 이유로 잘 팔립니다. 마치 아이돌 그룹의 공식 굿즈가 비싸도 잘 팔리는 것처럼요.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우리나라에 오셨을 때도 교황님 얼굴이 들어간 물건들이 엄청나게 팔렸는데, 이것도 '교황'이라는 이미지가 얼마나 큰 브랜드 가치를 가지는지 보여주는 예시죠.
교회는 이런 '종교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요. '바티칸'이라는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만약 누가 허락 없이 사용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답니다. 교황 얼굴이 들어간 주화나 우표도 한정판으로 나와서 수집가들 사이에서 비싸게 거래되며 교회에 큰 수익을 안겨줍니다.
공식 가게 외에도 수많은 민간 판매점들이 성물을 팔며, 교회는 이들로부터 수수료 같은 것을 받기도 합니다. 교회는 "신자들이 이런 물건을 원하니까 파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성수(교회에서 축복한 물)까지 돈을 받고 파는 것을 보며 "신앙이 너무 가볍게 상품화된다"고 비판하기도 해요. 마치 신성한 공간인 교회에서 장사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죠.
행사와 순례의 유료화: 신성함에 매겨진 가격표
세계청년대회 같은 대규모 국제 종교 행사나 성지순례 역시 상업화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수천억 원의 공공 예산이 투입되고 참가자들에게 높은 등록비를 받는 이러한 행사는 사실상 거대한 '상업 이벤트'의 성격을 낍니다. 개최 도시는 순례객 유치를 통해 막대한 경제 효과를 기대하며 행사를 유치하고, 기업 협찬과 정부 후원이 얽히면서 종교 행사 본연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지순례는 더욱 노골적으로 상업화되었습니다. 바티칸은 자체 여행사를 통해 항공사와 연계하여 비행기 표까지 파는 여행 상품처럼 순례를 운영해왔습니다. 프랑스의 루르드 같은 유명한 성지는 이제 기도하는 곳이라기보다는 호텔과 기념품 가게가 가득한 상업 지구가 되어버렸고, 심지어 "하느님의 디즈니랜드"라는 비꼬는 말까지 듣는다고 해요.
심지어 병에 담은 성수를 팔거나, 교황 행사 입장권이 비싸게 되팔리는 일까지 생기면서, 신앙과 관련된 것들에 돈이 얽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이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사가 돈과 결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돈 문제가 따라다니는 것이죠.
가톨릭 교회는 신앙 공동체로서의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재산을 가지고 여러 사업을 하는 큰 조직이기도 합니다. 큰 조직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성하게 여겨야 할 신앙과 관련된 것들이 너무 지나치게 상품처럼 취급되는 모습은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아니든 많은 사람들에게 의문과 불편함을 느끼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교회가 돈을 벌더라도 그 돈이 정말 좋은 일이나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쓰이는지, 그리고 돈을 버는 활동 때문에 신앙의 가장 중요한 의미가 퇴색되지는 않는지에 대해 교회 스스로 계속해서 돌아보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즈니랜드'처럼 흥미롭지만 상업적인 공간이 되기 전에, 교회의 본래 모습과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답니다.
참고 자료
[1] http://www.vaticannews.va - 교황 “상업화·소비주의로 성탄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게 합시다”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3-12/papa-natale-artisti-concerto-consumismo-canti.html)
[2] http://www.catholicpress.kr - 상업화된 언론…종교와 교회가 하느님 말씀을 올곧게 전해야 (http://www.catholicpress.kr/m/view.php?idx=7543)
[3] 전자신문 - 15세 '신의 인플루언서', 가톨릭 첫 MZ 성인 된다 -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40703000207)
[4] http://www.catholictimes.org - [기획] 제4차 산업혁명과 가톨릭교회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1704040186952)
[5] 한국학술지인용색인 - 가톨릭교회의 현대 성작 디자인 사례 연구 - 한국학술지인용색인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004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