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의 가장 중요한 지도자, 교황을 뽑는 방식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적'인 방식과는 너무 다르다.
1. 아파트 대표 뽑는데, 일부 주민만 모여서 비밀로 결정하는 상황?
교황은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가톨릭 신자의 지도자인데, 그분을 뽑는 콘클라베에는 '추기경'이라는 아주 높은 성직자들만 참여하고 평범한 신자들은 한 명도 참여할 수 없다. 회의도 바티칸의 '열쇠로 잠근 방'에서 비밀로 진행된다.
아파트 단지에 아주 중요한 결정(예: 큰 돈 들여서 단지 전체를 새로 꾸미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데 이 중요한 결정을 할 '아파트 대표'를 뽑는데, 전체 주민 투표가 아니라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님과 몇몇 부장님들(이전에 소장님들이 뽑아놓은 분들)만 모여서, 그것도 관리사무소 문을 잠그고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채 회의를 해서 대표를 뽑는 거예요. 그리고 주민들은 나중에 "이분이 대표로 뽑혔으니 따르세요"라고 통보만 받는 거죠.
2. '하늘의 뜻'이라고 하는데, 알고 보면 사람들의 계산과 전략?
교회는 교황 선출이 '성령의 인도', 즉 신의 뜻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회의장 안에서는 추기경들이 각자 자기 생각(개혁이냐 보수냐 등)에 따라 누구를 밀어줄지, 누구와 손을 잡을지 '표 계산'을 하고 '정치적인 타협'을 통해 교황을 뽑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결과는 '신이 선택한 분'이라고 포장한다. 이게 신앙을 가장한 거짓된 태도다.
이번에는 회사나 학교 동아리의 중요한 프로젝트 팀장을 뽑는 상황을 생각해 봐요. 팀원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회의 시작 전에 다 같이 "우리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최고의 팀장이 뽑히도록 마음을 모읍시다!"라고 말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죠. 하지만 회의장 안에서는 "이번 팀장은 실력보다는 우리 부서 사람을 밀어줘야 해", "A를 밀어주면 나중에 내 의견을 잘 들어주겠지?" 하고 속으로 계산하거나, 서로 편을 먹고 전략을 짜서 투표하는 거예요. 결국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누군가 팀장으로 뽑히는데, 뽑히고 나면 "우리가 정말 깊이 논의한 끝에, 그리고 우리 팀의 발전이라는 큰 뜻에 따라 최고의 팀장이 결정되었습니다!"라고 발표하는 거죠.
콘클라베에서 '성령의 인도'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팀장 선출을 '우리 프로젝트의 발전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포장하는 것과 비슷해요. 겉으로는 숭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추기경)의 생각과 전략, 타협에 의해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죠.
3. 비밀은 권력을 지키는 방패막이?
콘클라베의 철저한 비밀 유지와 신비로운 분위기는 교회 지도부(추기경들)가 가진 권력을 계속 유지하고 안전하게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외부에서 아무도 감시하거나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 소수 성직자 집단 안에서 계속 권력이 이어지는 구조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임직원들(콘클라베의 추기경들)이 아파트 대표 선출과 같은 중요한 결정을 자기들끼리만 비밀로 계속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민들(신자)은 그 안에서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왜 그 사람이 뽑혔는지 전혀 알 수 없으니 이의를 제기하기도 어렵겠죠. 자연스럽게 결정권을 가진 소수의 임직원들이 계속해서 아파트 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되고, 자기들의 방식대로 운영하며 그들만의 권력을 유지하기 쉬워집니다. 마치 중세 시대 성 안에서 왕이 자기 측근들과 다음 왕을 정하던 것처럼요.
콘클라베의 비밀스러운 과정은 외부의 간섭이나 비판을 막아주고, 현재 권력을 가진 소수 그룹(추기경단)이 계속해서 그 권력을 유지하고 다음 지도자를 자신들의 기준에 맞게 뽑도록 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4. 시대가 변했는데, 옛날 방식을 고집하면 존경받기 어렵다.
현대 사회는 '국민(사람)이 주인이고',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만 이런 구시대적인 방식을 고집한다. 교회는 '우리는 세속 국가와 다르다'고 하지만, 이런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지도자를 뽑으면서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신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만약 교회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다면, 도덕적인 권위를 잃게 될 것이다. '밀실에서 태어난 교황'이라는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교회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다.
예전에는 동네 유지나 어른 몇 분이 모여서 마을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따르는 경우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동네 회장이나 반장을 뽑을 때도 주민들이 투표를 하고, 회의 내용도 공개하는 등 '주민 참여'와 '투명성'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런데 만약 어떤 단체만 여전히 예전 방식대로 소수 리더들이 비밀리에 모든 걸 결정하고 통보한다면, 그 단체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거나 사람들의 신뢰를 잃기 쉬울 거예요.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투명성이 중요해진 시대에, 가톨릭 교회가 여전히 소수에 의한 비밀 선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며 결국 교회의 영향력과 도덕적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콘클라베가 **"아파트 대표를 일부 임직원들이 비밀리에 뽑고 주민들에게 통보하는 것처럼,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대표인 교황을 소수의 추기경들이 밀실에서 정치적으로 뽑고 신의 뜻으로 포장하며, 이는 현대 사회의 투명하고 민주적인 가치와 충돌하여 결국 교회의 권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